비건부터 락토·오보까지, 채식주의의 모든 종류와 차이점 정리

채식주의, 단순한 고기 제한을 넘어서다

채식주의는 단순히 육류를 피하는 식습관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선택과 철학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건강을 위해, 또 어떤 이는 동물권이나 환경을 위해 채식을 선택한다. 하지만 모든 채식이 같은 방식으로 실천되는 것은 아니다.
‘비건’, ‘락토 베지테리언’, ‘오보 베지테리언’, ‘페스코’, ‘폴로 베지테리언’ 등 각기 다른 기준과 허용 범위를 지닌 유형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채식주의의 주요 분류들을 명확히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식생활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비건(Vegan)은 무엇을 먹지 않을까?

비건은 가장 엄격한 형태의 채식주의로, 모든 동물성 식품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다. 고기뿐 아니라 우유, 치즈, 달걀, 꿀까지도 제외된다. 비건은 식단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동물 착취를 배제하려는 철학을 갖는다. 예를 들어, 가죽 제품이나 동물 실험 화장품도 피한다.
일상에서 적용 예로는, 외식 시 메뉴를 선택할 때 식물성 재료만 포함된 요리를 찾고, 카페에서는 두유나 귀리우유 같은 대체우유를 사용하는 것이 있다. 비건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앱으로는 ‘HappyCow’나 ‘abillion’이 대표적이다.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의 특징은?

락토 베지테리언은 유제품은 허용하지만, 달걀과 고기는 먹지 않는다. ‘락토’는 라틴어로 우유를 뜻하며, 이 유형은 동물성 식품 중에서 유제품만 섭취 가능하다.
불교권, 인도 힌두교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식 유형으로, 버터, 요거트, 치즈는 가능하지만 달걀은 제외된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콩류나 치즈를 활용하는 비율이 높으며, 문화적 전통과 윤리적 이유로 이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은 달걀을 먹는다

‘오보’는 라틴어 ‘ovo(달걀)’에서 유래했다. 오보 베지테리언은 고기와 유제품을 피하지만 달걀은 섭취한다. 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동물 착취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유제품은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착취가 적다고 보는 달걀만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유형은 비건보다 실천이 쉽고, 단백질 공급원 확보에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로 삶은 달걀이나 계란 오믈렛을 즐기되, 우유나 치즈는 제외하는 방식이다.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의 조합형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유제품과 달걀을 모두 섭취하지만 고기, 생선, 조개류 등은 먹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인 채식 형태로, 서양권 채식 식단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유형이다.
이 방식은 영양소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적고,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어트, 건강관리 목적의 채식 입문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의 실용적 접근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생선과 해산물을 섭취하는 반채식주의 형태로, 육류(소, 돼지, 닭 등)는 제외하지만 연어, 고등어, 조개류 등은 먹는다. ‘페스코’는 라틴어로 ‘물고기’를 뜻한다.
영양학적으로 오메가-3, 비타민 B12, 단백질 보충이 용이해, 건강을 중요시하면서도 완전한 채식이 어려운 이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엄격한 채식 커뮤니티에서는 페스코를 채식으로 보지 않기도 한다.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은 닭고기만 허용

‘폴로 베지테리언’은 닭고기만 섭취하고 그 외 육류 및 해산물은 배제하는 유형이다. 보통은 건강적 이유나 체중 감량 등의 목적에서 선택되며, 상대적으로 실천이 쉽다.
그러나 이 역시 전통적인 채식 개념에는 속하지 않으며, ‘부분 채식’ 또는 ‘플렉시테리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영양 보충의 유연성과 실천 난이도의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라 볼 수 있다.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의 유연한 방식

플렉시테리언은 대부분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되, 필요 시 육류도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고정된 식단 기준은 없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 일정, 환경적 요인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평일은 채식을 실천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고기를 먹는 식의 유연한 구조가 많다. 현대 사회에서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이들 사이에서 선호되는 방식이다.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과일 중심 식생활

프루테리언은 과일, 견과류, 씨앗류만 섭취하고 곡류, 채소, 조리식품도 대부분 배제하는 극단적 식습관이다. 자연 상태에서 떨어지는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것을 이상으로 본다.
실천이 매우 어려우며, 영양 결핍 가능성이 높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식단으로는 권장하지 않는다. 일부 영성 기반 식생활 철학에서 채택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건강 관리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다.

로푸드 채식(Raw vegan)의 열가공 배제 원칙

로푸드 채식은 비건 식단을 따르되 40~48도 이상 가열된 식품을 피하는 방식이다. 조리과정에서 효소나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보고, 생식 중심 식사를 추구한다.
샐러드, 스무디, 발효식품이 중심이 되며, 조리 대신 블렌딩, 탈수 등의 방식이 사용된다. 다만 단백질이나 비타민 B12, 철분 등 일부 영양소 결핍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채식주의 선택, 무엇이든 명확한 기준이 중요하다

채식주의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개인적 철학이다. 건강, 환경, 윤리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택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적에 맞는 방식을 명확히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비건이냐, 락토-오보냐, 혹은 플렉시테리언이냐에 따라 접근법은 달라지지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식단의 균형, 지속 가능성, 그리고 개인의 신념에 대한 일관성이다.
단순한 유행이나 타인의 권유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실천 의지에 맞는 유형을 선택할 때 비로소 채식주의는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영양 균형과 전문가 조언은 필수

채식 유형을 결정할 때는 본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비건, 프루테리언, 로푸드 식단은 영양 결핍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혈액검사나 전문 상담이 필요하다.
국내외 영양학계에서는 비건 실천 시 비타민 B12, 철분, 아연, 오메가-3 등의 보충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무분별한 제한보다는 충분한 이해와 준비를 바탕으로 한 실천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