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건강의 첫걸음, 첫 건강검진에서 반드시 확인할 7가지

강아지를 가족으로 처음 맞이한 보호자라면 설렘과 동시에 수많은 걱정도 함께 시작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첫 관문이 바로 반려견의 첫 건강검진이다. 이는 단순한 확인 절차가 아니라, 반려견의 전 생애 건강관리 계획을 설계하는 출발점이며, 건강 리스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특히 생후 6개월 전후로 받는 첫 검진은 예방접종 외에도 다양한 항목을 포괄하므로 반드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호자 A씨는 구조된 믹스견을 입양한 후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상 생활을 시작했으나, 수개월 후에 숨겨진 심장사상충 감염이 뒤늦게 발견돼 치료에 고생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예방의 중요성을 실감케 한다. 다음 항목들은 첫 건강검진에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7가지 핵심사항으로, 각 항목별 설명과 함께 실용적인 팁을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1. 체온, 체중, 심박수 등 기본 생리지표 확인

반려견의 기본적인 생리지표는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다. 체온은 보통 38도에서 39도 사이가 정상이며, 심박수는 소형견과 대형견에 따라 다르다. 수의사는 이를 기준으로 급성 감염 여부나 스트레스 반응 등을 선별할 수 있다.

  • 체온: 항문 체온계로 측정, 38~39.2℃가 일반 범위
  • 심박수: 소형견 100~160회, 대형견 60~100회/분
  • 호흡수: 안정 시 분당 10~30회

기본 생리지표는 검진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며칠 전부터 반려견의 평상시 행동, 식욕, 활력 정도를 메모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구강 상태 및 치아 발달 점검

생후 6개월 무렵은 유치에서 영구치로 전환되는 시기다. 이때 치아가 이중으로 나 있거나 잇몸 염증, 치석 발생 등이 관찰되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반려동물임상치과학회(KSVDC)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의 약 80%가 3세 이전에 구강 질환을 겪는다고 보고되었다.

  • 유치 잔존 여부 확인
  • 치석과 플라그, 잇몸 출혈 등 조기염증 확인
  • 입냄새가 심할 경우 위장문제 또는 구강염 의심

반려견에게 맞는 칫솔과 치약을 사용하는 양치 습관 형성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용 치간세정제나 물에 타는 구강관리 제품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3. 피부 및 피모 상태 확인

피부는 내부 건강의 거울이다. 가려움, 탈모, 각질, 붉은 반점 등이 있다면 알레르기, 진드기, 호르몬 이상 등 다양한 원인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말라세지아 감염이 증가하므로 정기 점검이 중요하다.

  • 피부 밑 혹, 색소 침착 여부 확인
  • 외부기생충(벼룩, 진드기) 유무 체크
  • 귀 안쪽에 염증, 이물질 존재 여부 확인

필요시 피부 긁개 검사(skin scraping)나 알러지 검사(혈액)를 병행하며, 반려견용 피부 전용 샴푸 사용과 주기적인 빗질이 예방에 도움된다.

4. 배변 상태 및 항문선 이상 유무

배변 상태는 소화기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자주 항문을 바닥에 문지르거나 냄새가 심할 경우 항문낭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정상 배변 주기, 형태, 색상 등을 수의사에게 설명하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 묽은 변, 점액변, 혈변 등 여부 확인
  • 항문낭 압출 여부 판단
  • 기생충 감염 검사(대변 검사 포함)

최근에는 대변을 일정 기간 냉장 보관 후 검진 당일 제출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쿠팡이나 배민마켓 등에서도 반려견 전용 대변 수거 키트를 구입할 수 있다.

5. 심장사상충·내부 기생충 검사

심장사상충은 조기 진단 시 예방이 가능하지만, 방치될 경우 폐혈관·심장 기능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혈액검사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으며, 정기 예방약 복용이 필수다.

  • 혈액 내 심장사상충 항원 검사
  • 회충, 십이지장충, 촌충 등의 대변 검사
  • 정기 구충제 스케줄 수립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의 30% 이상이 최소 1회 이상 내부 기생충 감염 이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에는 모기를 매개로 감염률이 급증하므로 선제적 예방이 중요하다.

6. 예방접종 이력 확인 및 추가 접종 계획

첫 건강검진에서는 기존 접종 여부를 기준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 평가한다. 특히 해외 입양견이나 유기견의 경우 접종 이력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항체검사를 통해 재접종 여부를 결정한다.

  • 기본 접종: 홍역, 파보, 코로나, 간염 등
  • 선택 접종: 켄넬코프, 인플루엔자, 광견병 등
  • 항체 검사: 접종 유무 확인 가능

접종 후 부작용 유무도 수의사에게 공유해야 하며, 향후 정기 접종 스케줄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좋다.

7. 생식기 및 골격 성장 상태 확인

수컷은 고환 하강 여부, 암컷은 질염 또는 생식기 비대 여부를 확인하며, 동시에 전반적인 골격 성장도 평가한다. 특히 생후 6개월 전후는 중성화 시기를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 시점이다.

  • 고환 미하강, 잠복고환 등 선별
  • 슬개골 탈구, 고관절 이형성 유무 확인
  • 영양 상태와 성장 속도 점검

대형견일수록 뼈 성장이 길어지므로, 무리한 운동이나 계단 이동은 피하고, 글루코사민 등의 관절 보충제 급여 여부도 수의사와 상의한다.


첫 건강검진은 단순한 ‘건강 확인’을 넘어, 반려견의 미래 건강을 설계하는 주춧돌이다. 보호자는 단순히 수의사의 설명을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항목을 사전에 숙지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함으로써 더 실질적인 건강관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진단이 아니라, 반복되는 기록과 관찰을 통해 건강 변화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펫닥’, ‘솜닥’, ‘펫프렌즈’ 등 모바일 앱을 통해 건강기록 관리나 수의상담도 가능하니, 이를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