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매일 쓰는데도 글이 늘지 않을까?
글쓰기를 매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식의 반복은 실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SNS, 업무 보고서 등을 매일 쓰면서도 “왜 나는 여전히 표현이 서툴까?”,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한다. 이는 단순한 연습의 양보다 훈련의 질과 방향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실제로 필력 향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습관’이 아니라 ‘훈련’이다.
1. 매일 하나의 문장을 다시 써보기
가장 단순하지만 강력한 훈련법은 기존의 문장을 재작성하는 연습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을 선택하거나, 뉴스 헤드라인, 책의 한 문장을 골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이 훈련은 문장의 구조와 어휘 선택, 리듬감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경제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문장을 “소비와 생산이 살아나며 경제는 서서히 회복 중이다”처럼 다양한 어법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면 문장력의 확장성이 커진다.
이 방법은 단시간 집중에도 가능하며, 수업 전후, 출퇴근 시간 등 짧은 시간에도 실천할 수 있어 꾸준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2. 한 주제를 5가지 방식으로 서술해보기
똑같은 주제를 서정적, 논리적, 비판적, 설명적, 유머러스하게 서술해보는 훈련은 시점과 관점의 전환 능력을 기른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이라는 주제를 아래와 같이 바꿔보자.
- 서정적 서술: 낙엽 위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빗방울은 오래된 기억을 깨웠다.
- 논리적 서술: 강우량은 농업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비판적 서술: 매년 반복되는 폭우 피해는 인프라 개선 부재 때문이다.
- 설명적 서술: 비는 대기 중 수증기가 응결되어 지표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 유머러스한 서술: 머리 감을 시간 아꼈다고 좋아했는데, 회사 앞에 도착하니 내 머리는 구름이었다.
이러한 서술 전환은 단순한 문장력 이상의 문맥에 맞는 어조 조절 능력을 길러준다.
3. ‘왜?’로 시작하는 독해 노트 만들기
글을 읽을 때 단순한 요약이 아닌 ‘왜 이렇게 썼을까?’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저자의 의도 파악, 구조 이해, 전개 방식 분석에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독해 노트’를 만들어보자.
다음과 같은 질문을 글마다 스스로에게 던진다.
- 왜 이 순서로 전개했을까?
- 왜 이 단어를 썼을까?
- 왜 이 문장은 감정을 자극할까?
이러한 사고 훈련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것을 넘어, 글을 읽는 눈을 기르게 해준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반드시 잘 읽는 사람이다.
4. 하루 하나의 짧은 스토리 구성하기
논리적인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이야기 구성 능력이 중요하다. 매일 3~5문장으로 시작-전개-전환-결말의 구조를 갖춘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예를 들어, 지하철 안에서 벌어진 우연한 상황이나 친구와의 짧은 대화도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훈련은 장르와 상관없이 독자의 이목을 끄는 전개력을 길러준다. 광고 문구, 보고서 서두, 프레젠테이션 오프닝 등 다양한 글쓰기에 모두 활용 가능하다. 실제로 콘텐츠 마케팅이나 브랜딩 글쓰기도 ‘스토리텔링 기반 구성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5. 피드백을 기준으로 3회 이상 리라이팅하기
실력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법은 제3자의 피드백을 기준으로 한 수정이다. 단, “좋아요”나 “그럴듯하다”는 피드백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바탕으로 글을 3회 이상 리라이팅하면 구조적 사고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실제로 글쓰기 교습이나 출판 기획 현장에서는 초고-가교-완고의 3단계 편집 과정이 기본이다. 특히, 기업 보고서나 저널리즘 영역에서는 초안 대비 최종본의 문장 구조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많다. 수정은 실패가 아닌 학습의 연속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실천을 위한 도구: 일상 속 훈련 환경 만들기
효율적인 글쓰기 훈련을 위해 앱이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다음은 국내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들이다.
- 네이버 블로그·브런치: 초안 작성 및 피드백 수집에 유용
- 클로바 노트: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메모를 글로 정리하는 훈련에 적합
- Notion: 테마별 글쓰기 훈련을 구조화하여 실천 가능
이 외에도 카카오톡 대화나 이메일 작성 등 일상 속 ‘글쓰기의 순간들’을 훈련 기회로 활용하면 훈련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실력 향상에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글쓰기 훈련은 단기 집중보다는 일관된 반복과 누적의 힘이 중요하다. 하루 30분의 훈련을 100일 동안 지속하면, 단순 계산으로 50시간이 넘는다. 이는 전문 작가들이 연습에 투자하는 시간의 초입에 해당하며,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서울대 언어학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꾸준한 글쓰기 훈련을 3개월 이상 지속한 참가자 그룹의 87%가 문장력 향상을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단기간의 변화보다 장기적 지속이 핵심이다.
당신의 글쓰기는 어디쯤 와 있나요?
글쓰기 실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능력이다. 위에서 소개한 5가지 훈련법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행동 가능한 실천법이며, 일상에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작할 수 있는가’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려 하기보다, 의식적 반복과 관찰, 피드백을 통한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의 기술을 넘어 사고의 훈련이고, 자신을 세상과 연결하는 창이다. 결국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세상을 더 선명하게 보고, 그것을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언제나 더 많은 기회와 대화가 찾아온다.
그러니 오늘 당신이 쓰는 한 문장이, 내일 당신의 가능성을 확장시킬 첫 걸음임을 잊지 말자.